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도 씩씩하게 자라나는 두 남매의 이야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내고 있는 동화입니다. 아빠가 병이 나면서 단칸 셋방으로 이사를 가게 된 재승이네. 엄마는 직장에 다니게 되고, 돈이 없어 유치원도 못 가게 되면서 누나랑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된 재승이는 불만이 많습니다. 머리도 길고 예쁘기만 하던 누나가 갑자기 남자처럼 머리를 싹둑 자른 왈패 누나가 되어버렸거든요.
재승이는 남자같은 누나가 낯설고 싫어 화가 날 뿐입니다. 팔짝팔짝 재주넘기를 하고, 자신을 괴롭히던 영철이랑 싸움까지 해서 사과를 받아내는 누나가 창피해 엉엉 울어버릴 정도였지요. 하지만 아빠가 예전에 해줬던 것처럼 자신을 등에 태워 자동차 놀이를 하고, 나중에 아빠가 다 나으면 다시 머리도 기르고 치마도 입는다고 말하는 누나를 결코 싫어할 수는 없습니다.
떼쟁이 동생 재승이는 누나가 머리를 다시 기르지 않아도 지금처럼 자신을 아껴 줄 것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까요. 예닐곱살 무렵 아이들의 심리가 섬세하면서도 익살맞게 묘사되어 따뜻한 미소를 짓게 하는 작품입니다.